낮공연은
슈만 ‘숲의 정경’으로 시작한다. 조성진은 슈만 곡의 특징을 장조(Major) 속에 숨어있는 짙은 슬픔이라 한다.
“(대부분이 어린이 정경을 좋아했는데) 저는 어렸을 때 숲의 정경이 더 좋았어요. 특히, 마지막곡 ‘이별’은 곡 전체가 장조(Major)인데도, 쳐본 곡 중에 슬프기로 Top 5 안에 드는 것 같아요.”
두 번째 곡인 시마노프스키 ‘마스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실연으로 접하기 어려운 곡이다. 평소 인터뷰에서 “뛰어난 작곡가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을 연주하는 걸 좋아한다”던 조성진다운 선곡이다. 그는 이 곡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감각적이고, 컬러풀하면서, 드라마틱’하다고 답한다.
“시마노프스키가 폴란드의 드뷔시라고 불렸던만큼 이 곡은 음색이 다채롭지만, 드뷔시보다 드라마틱하고, 귀에 확 꽂혀서 못 잊을 것 같은 멜로디는 없지만, 듣다보면 계속 생각이 나요”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은 올해 신보의 메인 수록곡이다. 음반 소개에서 조성진은 가장 존경하는 작곡가 중 한 명으로 슈베르트를 꼽으면서, “이 작품은 다른 무엇보다도 환상과 상상, 그리고 아티스트의 자유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저녁 공연의 전반부 오프닝곡인 슈만 ‘유모레스크’는 슈만의 대표작 중에 하나이다. 17살의 조성진이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선보인 이후 정확히 9년만에 다시 연주하는 곡이라 달라진 해석의 변화가 궁금하다. 이후 시마노프스키 마스크를 거쳐 피날레는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b단조가 장식한다. 낭만주의 피아노 곡의 절정이라 불릴 만한 이 곡은 초인적인 비르투오적 기교와 파워, 극적 전개를 끌고 갈 탁월한 감수성을 요구하는 대곡으로 조성진이 갖춘 이 모든 기량이 거침없이 발휘될 예정이다.